줄거리
땅에서 파도가 칠 정도의 거대한 지진이 발생하고 주변의 건물들은 전부 무너졌지만 운 좋게도 한 아파트만이 살아남는다. 그 아파트의 이름은 '황궁 아파트'. 살아남은 사람들은 추위를 피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든다.
입주민 부부인 민성과 명화는 비싼 손목시계를 고작 황도 캔 하나와 바꿔 먹는 등 힘든 상황이지만, 피난민을 집에 들여 보살펴 주는 등 이타심을 잃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입주민이 자신의 집에 무단침입한 피난민에게 칼레 찔리는 사고가 발생하고 설상가상 집에 불까지 난다. 다들 우왕좌왕하는 사이 한 남자의 활약으로 불을 진압하는데 그 남자는 902호에 살고 있는 '영탁'이었다.
피난민들과의 갈등이 점점 심해지자 부녀회장 금애는 입주민 회의를 열고 대책마련에 힘쓴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는 민성의 의견에 금애는 아파트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화재를 진압한 영탁을 대표로 추대한다.
만장일치로 영탁이 대표로 뽑히고 입주민들은 영탁과 금애의 안내에 따라 피난민들을 내보낼지에 대한 투표를 시작하고 결과는 입주민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피난민을 내보내는 것으로 결정된다.
빈 집을 분배한다는 명목으로 피난민들을 아파트 밖으로 모이게 한 영탁은 피난민들이 전부 아파트 밖으로 나오자 펜스를 치고 피난민들에게 나가달라는 의사를 전한다.
한 겨울에 오갈 데 없는 피난민들은 끝까지 저항하면서 입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여보지만 미리 단단히 대비한 입주민들의 철통방어에 말려 황궁 아파트를 떠난다.
영탁의 주도하에 입주민들은 주민수칙을 정하고 맡은 일에 따라 생필품을 나눠갖는 배급제를 실시한다. 그리고 민성을 방범대장으로 한 방범대를 결성해 아파트의 치안유지와 생필품 수색대를 꾸린다.
주변 아파트를 모두 수색한 영탁과 방범대는 점점 주변으로 수색 범위를 넓혀갔고 그러던 중 슈퍼마켓을 발견한 방범대와 슈퍼 주인 간의 폭력사태가 벌어지고 결국 슈퍼 주인이 죽게 된다.
슈퍼마켓으로 들어간 방범대원들은 신나게 물건을 챙기는데 민성은 슈퍼 주인이 죽어가고 그의 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본다.
슈퍼마켓에서 털어온 물품들로 잔치를 벌이는 입주민들. 그러던 중 가출했던 903호 입주민 '혜원'이 돌아오는데 혜원은 바로 옆집 사람인 영탁을 알아보지 못한다.
간호사인 명화는 진료소에서 치료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점점 피폐해져 가는 민성의 모습과 방범대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듣고 자신의 배급으로도 충분하니 민성에게 방범대를 그만두라고 얘기하지만 민성은 방범대를 그만두지 않는다.
영탁은 난로를 가져다준다는 빌미로 혜원의 집에 들어가 아저씨 정말 모르냐며 협박조로 말을 하고 겁에 질린 혜원은 영탁의 의도를 눈치채고 안다고 대답한다.
혜원의 대답을 들은 영탁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옆집사람끼리 얼굴도 모르면 쓰냐는 말을 남기고 나간다.
이후 진료소에 치료를 받으러 온 혜원에게 그곳에 있던 아줌마들이 이것저것 물어보며 말을 붙여보지만, 혜원의 퉁명스러운 태도에 비아냥거리기 시작한다.
참다못한 혜원이 화를 내며 진료소를 뛰쳐나가고 명화가 혜원을 따라나가는데 밖의 상황도 모르면서 이상하게 희망적인 이곳 분위기도 싫고 이상한 사람이 옆집 사람 행세하며 대표를 하고 있다는 혜원의 짜증 섞인 말을 듣게 된다.
영탁은 도균과 명화가 도균의 집에 외부인들을 숨겨주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모른 척하다가 입주민이 아파트 밖에서 외부인에게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지자 아파트에 숨어있는 모든 외부인을 쫓아내기로 결심하고 방범대와 함께 도균의 집을 찾아간다.
쿠키영상
없음.
무대인사
운 좋게 무대인사 회차를 예매해서 일석이조로 즐기고 왔다. 이병헌 배우는 역시 멋있었지만 음색이 정말 사기적이었다. 중후하면서도 유머가 느껴지는 느낌이었고 박서준 배우는 훤칠하니 멋있었고 박보영 배우는 귀여운 뽀블리 그 자체였다.
평소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김선영 배우의 키가 생각보다 커 보여서 놀랐고 혜원 역을 잘 소화해 낸 박지후 배우, 곡성에서 부제 역으로 큰 인상을 남긴 김도윤 배우까지 볼 수 있어서 굉장히 행복한 시간이었다.
평가
대규모 재난 사태에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는 웃음 포인트가 적었고 거의 진지한 분위기로 흘러가는데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았고 재미있게 관람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다들 캐릭터에 맞게 잘했는데 특히, 이병헌 배우의 연기는 역시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이병헌 배우가 연기한 '영탁'은 처음에는 어수룩한 느낌에서 대표를 맡고 사건을 겪으며 점점 소시오패스적인 결단도 서슴지 않는 과감한 모습으로 변화해 가는데 그 변환점마다 다른 느낌의 연기를 선보여 굉장히 몰입하며 볼 수 있었다. 이병헌 배우의 연기 하나만으로도 감상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고 작품성이 한 단계는 더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약간 답답했던 캐릭터는 박보영 배우의 '명화' 캐릭터였는데 그중 가장 고구마 장면은 남편인 민성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침입자와 싸우는 장면에서 방해 아닌 방해를 하여 민성에게 더 큰 위협이 되는 장면이었다... 아무리 명화가 착한 캐릭터라지만 착하다 못해 미련한 느낌까지 들었다.
영화 말미에 방범대가 외부인들에게 공격받고 죽고 다치는 일이 벌어지고 설상가상 영탁이 외부인이었다는 사실까지 들키며 입주민들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영탁에게 지우려 하는데 영탁의 결단력이 아니었으면 이 정도까지 입주민들이 버틸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외부인들을 내보내는데 대다수의 입주민들이 찬성한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을 보니 역시 머리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는 명언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블록버스터급의 재난 영화를 기대하시는 분은 실망할 가능성이 큰데 지진이 나거나 건물이 부서지는 장면은 굉장히 짧게 나왔고 대부분 황궁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로 흘러간다.
그럼에도 극장에서 관람하기에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였고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되니 기회가 되신다면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극장에 방문하셔서 관람하시기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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